여의도 63빌딩,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로 다시 열린다
프랑스 퐁피두센터와 한화문화재단의 협력으로 여의도 63빌딩 별관이 현대미술관으로 재탄생한다. 2026년 6월 개관하는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은 큐비즘 개관전을 시작으로 4년 동안 세계적 작품과 한국적 시각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의 랜드마크인 63빌딩 별관이 오는 6월 4일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 퐁피두센터의 분관인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Centre Pompidou Hanwha Seoul)이 이곳에서 문을 열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당초 2025년 개관을 목표로 하던 프로젝트가 리모델링 일정 조정으로 2026년으로 미뤄지며 기대감이 더 커졌고, 개관전과 향후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공개되면서 국내외 미술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왜 여의도의 오래된 건물이 전 세계 현대미술의 새로운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화문화재단과 프랑스 퐁피두센터가 2023년 3월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같은 해 본계약을 맺으면서 본격화되었습니다. 양측은 4년 동안 브랜드 사용권과 소장품 대여권을 확보하는 대신 공동 큐레이터십을 바탕으로 전시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로 했습니다. 63빌딩 별관은 한때 아쿠아리움이 자리했던 공간으로, 이번 계약을 통해 해외 최초의 퐁피두 분관이 된다는 상징성을 얻었습니다. 2025년 10월 개관을 목표로 했던 일정은 공사 과정에서 조정돼 2026년 6월로 확정되었고, 기존 계획대로 연간 두 차례 퐁피두 소장품 전시와 자체 기획전을 병행하는 4년 운영이 예정돼 있습니다.
새 미술관을 위한 리모델링은 프랑스 건축가 장미셸 빌모트(Jean‑Michel Wilmotte)가 설계를 맡아 진행했습니다. 그는 루브르 박물관과 엘리제궁 개보수, 인천국제공항 설계로 알려진 인물로, 63빌딩 별관 외관에 가로로 이어지는 빛의 띠와 이중 유리 파사드를 적용해 세련된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내부는 약 3,300제곱미터 규모의 두 갤러리로 구성되며, 각 전시장은 높고 넓은 공간감을 통해 대형 작품과 설치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개관전의 제목은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입니다. 프랑스와 한국의 큐레이터가 공동으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피카소, 조르주 브라크, 페르낭 레제, 후안 그리스, 소니아·로베르 들로네 등 40여 명의 작품 약 90점을 한자리에서 만나게 합니다. 20세기 미술의 전환점이 된 큐비즘의 탄생과 흐름을 여덟 개 섹션으로 풀어내며,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도 다수 포함됩니다. 특히 피카소가 발레 《메르쿠르》를 위해 제작한 대형 무대막을 국내 최초로 전시해 큐비즘의 무대미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시는 단순히 서양의 작품을 들여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큐비즘이 한국의 미술, 사진, 문학, 무용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는 한국 섹션이 마련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서구 미술사와 한국 문화의 접점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조명하고, 한국 예술가들이 서구 사조를 재해석해 독창적인 표현을 만들어 낸 과정을 소개합니다. 한국 관람객뿐 아니라 해외 방문객에게도 한국 현대문화의 흡수와 변용을 이해하는 창구가 될 것입니다.
개관 이후 한화문화재단은 4년 동안 매년 두 차례 퐁피두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전시를 선보입니다. 동시에 매년 2~3개의 자체 기획전을 기획해 한국과 세계 미술계의 흐름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샤갈, 칸딘스키, 마티스와 야수주의, 그리고 추상 조각의 선구자인 브랑쿠시를 다루는 전시가 예고돼 있으며, 미술사에서 주변부에 머물렀던 여성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도 준비 중입니다. 이는 세계적 명작과 한국적 관점이 균형 있게 공존하도록 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전시뿐 아니라 연구와 교육 프로그램도 큰 축을 이룹니다. 양측은 한국과 프랑스 큐레이터가 함께 연구·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장기적으로는 유망한 국내 예술가와 큐레이터를 위한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마련해 국제 교류를 확대하려 합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창작자와 관객이 함께 성장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또한 퐁피두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현대미술 해석과 교육을 심화할 예정입니다.
한국 미술시장과 관광산업이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한 것도 이 프로젝트의 배경입니다.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프리즈 서울 같은 대규모 행사로 인해 해외 컬렉터와 관광객이 서울을 찾고 있으며, 여의도는 금융 중심지에서 문화 복합지구로 변모하는 중입니다. 63빌딩 별관에 들어서는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은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서울을 아시아 현대미술의 허브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외 여행객들이 한강과 도시 풍경을 즐기며 세계적 명작을 감상하는 새로운 코스가 마련되는 셈입니다.
해외 독자를 위해 몇 가지 용어를 짚어봅니다.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은 파리에 있는 퐁피두센터의 소장품과 브랜드를 빌려 운영하는 분관이며, 본관이 이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사에 따라 ‘63빌딩’과 ‘63 SQUARE’라는 명칭이 혼용되지만 같은 건물이며, 이번 미술관은 그 별관을 전면 개조한 공간입니다. 또한 초기 보도에서는 2025년 개관 예정이라는 내용이 있었으나, 실제 개관일은 2026년 6월 4일로 확정된 점을 참고하면 혼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예술과 기술, 미래가 만나는 열린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세계적 미술관의 명성을 토대로 한국과 프랑스를 잇는 문화 교류의 가교가 되고,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소개하며 국내 창작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여의도의 스카이라인 속에서 빛나는 이 공간이 서울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예술 경험을 선사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