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트레일, 한국 첫 동서 횡단 트레일의 탄생과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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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트레일은 서해 안면도에서 동해 울진까지 849km를 잇는 한국 첫 동서 횡단 장거리 숲길입니다.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대표 하이킹 코스를 목표로 조성되는 대형 산림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여행계에서 자주 회자되는 이름이 있습니다. 동서트레일이라는 길입니다. 이 트레일은 서해안의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 동해안의 경북 울진 망양정까지 국토를 가로지르는 장거리 숲길로 기획됐습니다. 국토를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는 하이킹 코스를 조성하는 시도는 한국에서 처음입니다.

동서트레일은 한반도 동쪽과 서쪽을 뜻하는 ‘동(東)’과 ‘서(西)’에 ‘길’을 더한 이름입니다. 길이는 약 849㎞로, 계획대로 완성되면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처럼 수십 일에 걸쳐 걸을 수 있는 세계적인 횡단 트레일이 될 전망입니다. 구간은 55개 섹션으로 나뉘며 각 구간은 10여 km 남짓해 하루나 이틀 일정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서쪽 끝인 안면도는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쉽고, 동쪽 끝 울진은 버스나 자동차로 4시간 정도면 닿습니다.

동서트레일의 숲과 바다 풍경을 묘사한 이미지
동서트레일의 숲과 바다 풍경을 묘사한 이미지

프로젝트는 2023년 착공한 이후 매년 새로운 구간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2025년 9월에는 1~4구간 57㎞를 먼저 개통해 300명의 하이커가 안면도 자연휴양림에서 꽃지해변까지 함께 걸으며 개통을 축하했습니다. 2025년 6월에는 47구간(15㎞)과 55구간(20㎞)도 선개통돼 동해안 쪽에서도 체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산림청과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는 2026년 5월부터 백패커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진행하고, 9월부터 11월까지 일반 국민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 시범사업을 통해 노선 난이도와 예약 시스템을 보완하고, 2027년에 전 구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동서트레일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걷는 길을 넘어 지역사회와 연계된 새로운 여행 생태계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산림청은 트레일의 55개 구간마다 시작과 끝을 마을과 연결해 지역 주민이 하이커를 맞이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90개 기착 마을을 지정해 간단한 식사나 숙박을 제공하고, 44개 캠핑장을 마련하는 등 장거리 여행자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합니다. 걷는 동안에는 숲과 절, 서원, 어촌 마을 등 한국의 문화·자연경관을 직접 만나게 되어, 단순한 운동 이상의 체험을 제공합니다.

‘왜 지금 이런 길을 만들까?’라는 질문도 많습니다. 한국은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로 이루어져 있고, 걷기와 등산이 국민적 취미입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자연 속에서 안전하게 시간을 보내려는 트렌드가 강해졌고, 지방 관광을 통해 농산촌 소멸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적 의지도 커졌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판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국내외 여행 잡지와 해외 언론들이 ‘코리아의 새로운 하이킹 성지’라며 소개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전 구간이 열리지는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현재 개방된 구간은 주로 안면도와 봉화·울진 등 일부에 국한되어 있어, 트레일 전체를 한 번에 연결해 걷는 것은 2027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입니다. 또한 일부 외국인은 서울 가까이에 있다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동서트레일은 수도권을 지나지 않고 충청남도와 세종, 대전, 경북 내륙을 가로지릅니다. 봄과 가을이 걷기 가장 좋은 시기이며, 아직은 예약 시스템과 안내 인프라가 시험 단계이므로 현지 정보 확인이 필요합니다.

동서트레일이 완성되면, 여행자들은 하루 여행으로 몇 구간만 걸을 수도 있고, 한 달 넘는 일정으로 동해에서 서해까지 국토를 종단할 수도 있습니다. 마을마다 트레킹 스탬프를 찍으며 지역 특산물을 맛보고, 밤에는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숙소나 캠프에서 머물면서 한국의 일상을 깊이 체험하는 여행이 가능해집니다. 산림청은 이 길이 225개 마을과 21개 시·군을 엮는 소통의 통로가 되고, 국내외 하이커들이 모여드는 세계적 백패킹 명소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동서트레일은 단순한 하이킹 코스를 넘어, 한국의 자연과 문화를 이어주는 긴 호흡의 프로젝트입니다. 2026년 현재는 일부 구간만 체험할 수 있지만, 완공을 향한 발걸음이 빠르게 진행 중입니다. 한국을 찾는 여행자라면 앞으로 몇 년 사이에 ‘바다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이 특별한 길을 경험할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