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에서 도심 공원으로: 용산어린이정원 전면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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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심 미군기지였던 용산기지가 2025년 12월 말 예약제 폐지를 통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공원으로 변신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의 역사, 개방 배경과 향후 계획을 살펴본다.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는 주말 오후에 산책하는 가족과 연인들의 모습이 자연스럽습니다. 한때 거대한 미군기지였던 부지가 녹색 잔디와 열린 하늘로 바뀌면서 도시 한가운데 새로운 숨구멍이 생겼습니다. 예약과 신분 확인 없이 누구나 찾아갈 수 있게 되면서 현지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의 관심도 커졌습니다.

용산공원 사업은 미군기지가 시민에게 돌아가는 상징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2023년 5월에 7만 제곱미터 잔디밭을 중심으로 한 용산어린이정원이 임시 개방되며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전체 반환 부지 가운데 약 30만 제곱미터가 장기적으로 공원화될 예정이며, 용산어린이정원은 그 시작점입니다. 2023년 개방 이후 누적 방문객은 180만 명을 넘으며 녹지 공간에 대한 열망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그동안 이 공간을 찾기 위해서는 인터넷 예약을 하고 신분 확인과 보안 검색을 거쳐야 했습니다. 대통령실과 국방 관련 시설이 인근에 있어 보안 문제가 우려됐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선 어린이 중심 콘텐츠와 제한된 입장 방식으로 인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런 불편에도 도심 속 공원을 찾는 발길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넓은 잔디가 펼쳐진 정원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는 장면
넓은 잔디가 펼쳐진 정원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는 장면

2025년 12월 30일 국토교통부는 용산어린이정원을 전면 개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예약제 폐지와 함께 운영 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됩니다. 월요일은 휴무지만, 겨울철에는 ‘빛과 함께 걷는 기억의 길’과 같은 야간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반환 부지의 역사와 문화를 미디어아트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번거로운 절차가 사라지자 주변 지역 주민은 물론 외국인 여행객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전면 개방과 동시에 운영 방식 개선도 예고했습니다. 현행 ‘용산어린이정원’이라는 명칭이 특정 연령층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반영해 2026년 상반기 중 새로운 이름을 공모할 예정입니다. 공원 운영에 쓰이는 예산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평가위원회도 구성되며, 반환 부지 전 구간에 대해 공기와 토양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용산어린이정원이 전체 용산공원으로 정식 전환되는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입니다.

이처럼 절차가 간소화되자 시민들은 언제든 산책을 즐기거나 피크닉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독특한 여행지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장교숙소 5단지를 비롯해 단계적으로 개방된 주변 공간과 함께 이곳은 도심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연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야간 프로그램과 문화 행사까지 더해져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다양한 체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토양 오염 문제를 꾸준히 제기합니다. 미군기지가 자리했던 땅인 만큼 오염 정화가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과 완전한 정화 후 공원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대통령실은 용산공원 조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전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며, 국토교통부도 환경 모니터링과 정화 계획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은 이러한 논란을 염두에 두고 안전 정보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군사 시설을 공원으로 전환한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독일의 템펠호프 공원이나 미국의 프레시디오 공원처럼, 용산어린이정원은 전쟁과 분단의 역사 속 공간이 일상 속 쉼터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Yongsan Children’s Garden이라는 영어 이름을 통해 외국인 방문객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Yongsan Garrison과 구분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서울의 도시재생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향후 용산공원 전체가 조성되면 한강과 남산을 잇는 거대한 녹지 축이 형성될 전망입니다. 구체적인 완공 일정은 미정이지만, 명칭 공모와 환경 모니터링 참여 등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제공됩니다. 공원이 완성될 때까지 임시 개방 구간을 어떻게 운영할지, 반환 부지의 나머지 구간을 언제 개방할지에 대한 논의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용산어린이정원의 전면 개방은 단순한 공원 뉴스가 아니라 서울과 한국 현대사의 큰 흐름을 보여 줍니다. 미군기지에서 시민 공원으로의 전환은 도심 재생과 평화의 가치를 상징하며, 동시에 환경 안전성과 정책 투명성을 요구하는 새로운 과제를 제시합니다. 방문객들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 공간을 즐기면서도, 앞으로의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