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맛 우유가 외국인 여행자의 필수품이 된 이유: 편의점부터 SNS까지
바나나맛 우유는 빙그레가 1974년 내놓은 가공유로, 노란 달항아리 모양 병과 달콤한 맛이 특징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의 첫 코스로 선택하는 이유와 공항 편의점에서 줄 서서 구매하는 현상, SNS에서 화제가 된 ‘바나나우유 라테’ 열풍까지 알아봅니다.
최근 한국을 찾는 여행객들이 공항에 내리자마자 편의점으로 향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들이 가장 먼저 집는 것은 화려한 기념품이 아니라 ‘바나나맛 우유’라는 평범한 음료입니다. 왜 이 노란 병이 여행 코스가 되었는지 국내에서도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편의점은 한국 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장소로 자리 잡았고, 바나나맛 우유를 맛보는 일이 ‘현지인처럼 살아보기’의 상징처럼 됐습니다. CU가 발표한 2025년 외국인 고객 분석 보고서에서 바나나맛 우유가 외국 관광객의 구매 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도 이러한 인기를 방증합니다.

바나나맛 우유는 빙그레가 1974년에 선보인 가공유로, 노란 색의 달항아리 형태 플라스틱 병에 담겨 있어 ‘뚱바’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우유에 바나나향을 더해 달콤한 맛을 낸 것이 특징이며, 하루 100만 개 이상 팔릴 정도로 한국에서 대중적인 음료입니다.
하지만 해외 방문객의 관심을 끈 것은 맛뿐만이 아닙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병 모양과 가격 부담이 적다는 점이 기념품으로서의 매력을 높였습니다. 찬거리 보관이 필요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공항에서 바로 사가면 실온에서 몇 시간은 버텨서 ‘마지막 쇼핑’ 아이템으로 안성맞춤입니다.
이 현상은 수치로도 나타납니다. CU에 따르면 외국인 결제 수단(알리페이·위챗페이 등)을 통해 결제된 바나나맛 우유 매출이 2025년 19월 공항점에서 전년 대비 72.9% 증가했으며, GS25 인천공항 지점에서는 하루 평균 1,200병 이상이 팔릴 정도입니다. 중국인 관광객은 얼음이 든 가방에 1020병씩 담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이 사가는 이유는 간식이 아닌 경험 때문입니다. SNS에는 여행객이 인천공항 편의점에서 바나나맛 우유와 아메리카노, 얼음을 사서 즉석에서 ‘바나나우유 라테’를 만드는 영상이 넘쳐나는데, 이러한 숏폼 영상이 화제를 타며 해외에서도 밈처럼 퍼졌습니다. 한 해외 조사에서는 2025년 3분기 ‘바나나우유 라테’ 검색량이 전 분기보다 143% 증가했고, 미국 맛집 평가 앱 옐프에서 최근 1년간 해당 검색어 조회가 1,573% 급증했습니다.
이 음료가 과연 한국 전통 음료냐는 질문이 많지만, 실은 단지 ‘바나나향 우유’일 뿐이라는 점도 설명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때 한국 정부가 우유 소비를 늘리기 위해 만들었던 제품이 시간이 지나 외국인들의 ‘한국 감성’ 체험 메뉴로 변모한 것입니다. 해외에서 비슷한 제품을 찾기 어렵다는 희소성도 여기에 한몫합니다.
또 다른 요소는 병 디자인입니다. 둥글고 짧은 플라스틱 용기는 한국의 달항아리를 연상시키며, ‘소장욕’을 자극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그러나 수출 제품은 위생 처리를 위해 멸균 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여행객들이 현장에서 사가는 제품과 모양이 다릅니다.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바나나맛 우유 커피’ 레시피도 붐을 키웠습니다. 헤이즐넛 커피나 에스프레소에 바나나맛 우유를 섞어 마시는 영상을 본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꼭 따라해 보고 싶어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재창조 소비가 모디슈머(Modify+Consumer) 문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합니다.
이러한 인기는 기업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빙그레는 상온에서 9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는 멸균 제품을 개발해 미국, 중국, 캐나다 등 30여 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으며, 수출 물량의 90% 이상이 이 제품이라고 합니다. 이는 여행 중에 맛본 경험을 해외에서도 이어가려는 수요를 겨냥한 것입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두바이 초콜릿 같은 새로운 디저트가 외국인 구매 1위를 차지하면서 바나나맛 우유가 2위로 밀렸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편의점별 판매 순위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좋습니다.
결국 바나나맛 우유 열풍은 단순한 음료 유행을 넘어, K-편의점 문화와 SNS 확산 메커니즘이 결합해 만들어낸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누구나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제품이지만, 노란 병에 담긴 한국적인 감성과 ‘나도 한국인처럼’ 체험하고 싶은 마음이 더해져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래서 한국 편의점에서 바나나맛 우유를 들고 사진을 찍는 것은 ‘가장 빠르고 달콤한 한국 여행’을 경험하는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